불에는 기름을,사랑에는 거센 반대를

불에는 기름을,사랑에는 거센 반대를 

더욱더 '열정적'으로 변하는 이유

광고 회사에 근무하는 M 씨는 부모 반대를 뿌리치고 결혼한 지 년이 되었다.

M 씨는 결혼 전에 다른 약혼녀가 있었지만, 여행지에서 지금의 아내 N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N 씨의 부모는 결혼을 한사코 반대했다. 외동딸인 N씨의 집안은 지역 유지이자 조상대대로 교육자 가문이었다. N씨의 부모는 결혼할 남자는 데릴사위로 들어와야 하고 교직자여야만 허락하겠다고 강조했다.

M씨는 선물을 들고 몇차례나 N씨 부모의 집을 찾았지만, 결혼을 허락받지 못했다. 오히려 독립생활을 하던 N씨를 부모님은 집으로 데려가려고했다.

결국 M씨는 약혼녀와는 헤어진 다음, N씨 가족의 승낙도 받지 않은채 그녀와 함께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이윽고 N씨가 임신하게 되자 그녀의 부모는 마지못해 결혼을 인정해주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 결혼에 이르게 되었지만, M씨는 흐르는 세월만큼이나 아내에 대한 애정이 식어갔다. 아이에게 매달려 남편에게는 바가지를 긁는 아내가 '그때 그녀와는 전혀 다른사람' 처럼 느껴졌다. 권태기가 찾아들자 아내 얼굴도 보기 싫어졌다.

문득 헤어진 약혼녀의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M씨는 '그여자와 결혼했더라면 지금보다 훨 씬 더 행복했을지도 몰라' 하고 후회와 한숨의 나날을 보낸다.

사랑에 빠져도 좋다. 하지만 결혼은 객관적으로 판단하라.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려 보자.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도회에서 처음 만나 사랑이 싹텄다. 

그러나 서로의 집안은 오랜 기간 숙적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허용되지 않았고, 집안의 반대가 커갈수록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강렬해졌다.

심리학에서는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에 장애물이 클수록 사랑은 한층 더 불타오르는 현상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 라고 한다.

아퍼 말한 M씨의 예가 바로 그러하다.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의 자유를 방해하면 그 자유를 지키려고 저항한다. 주위에서 반대하는 동안에는 두 사람의 사랑이 뜨겁게 불타오른다. 하지만 장애물이 사라지면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도 식어벌니다.

결국, 두 사람의 사랑은 '장애물에 대한 저항'으로 바뀐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위의 반대에 대항하려는 정열과 상대방에 대한 열정도 변한다.

연인 사이에서는 때로 믿기 어려울 만큼 무의식적인 투영이 일어난다. 상대방이 실제 어떤 인물인지는 제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형상만을 보기도 한다. 상대방에 대한 환상에 빠져 결혼했다가 막상 현실 생활로 접어들면 이전에 사랑했던 그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 한다. 상대방이 변했다고 판단하다가 결국에는 이혼으로 끝나기도 한다.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도 좋지만, 결혼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